글/#시리즈 2

#2

해가 저물어가는 시간, 고등학교 3학년에 들어가는 B는 TV를 보고 있었다. TV 안의 내용은 여러 벌레들이 우화 하는 모습과 살아남기 위해 천적에게서 도망치거나 천적들을 물러나게 하는 내용이었다. 그 방송이 끝난 후에도 그는 그저 TV를 볼뿐이었다. 그다음에는 누에에 대한 내용이었는데, 하나는 전의 내용처럼 누에 벌레가 성장하는 과정이 나왔고, 그다음은 누에고치를 이용하는 영상이었다. 그렇게 두 방송을 연이어 본 그는, 남은 음료수를 한 입에 털어놓고는, '저 벌레들은 자신의 삶이 저렇게 되었으리란 걸 알았을까, 저런 삶이라면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, 천적에게 먹힐 텐데 저항하지 않는 게 좋지 않나,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 없는 벌레 자체구나'라고 말했다. 그러고선,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며 '나..

글/#시리즈 2021.01.20

#1

겨울의 어느 날, 평소처럼 방에서 쉬고 있었을 때였습니다. 마침 심심했던 터라 핸드폰으로 도시괴담을 보고 있었던 저는, 위에서 뭔가 소음이 발생하길래, 그저 ’ 윗집에서 시끄럽게 구는구나 ‘라고 생각했습니다. 그렇게 소음이 사라지고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. 왠지 모르게 방이 습해져, 가습기가 켜졌나 확인했지만, 애초에 가습기를 킨 적도 없었습니다.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던 도중, 천장이 검게 물든 걸 확인했습니다. 물론 전 대수롭지 않게 윗집에서 물이 샜구나 싶었죠. 그렇게 다음 날에도, 이룬 것 하나 없이 방에서 시간을 축내고 있던 중, 그 사실에 분개하여 후회를 하던 중이었습니다. 검게 물든 천장에서, 뭔가가 떨어지며 분위기가 깨길래, 이건 부모님께 말해서 윗집에 전하기보단 직접 윗집에 가서 따져..

글/#시리즈 2021.01.10